부모가 선생님이 되어야 하는 이유
* 이 이야기는 아주 주관적인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36개월이 되기 훨씬 전부터 나는 아이에게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을 알았다.
아들이라 말이 늦되고 부산스럽고 고집이 쎄다고 이야기 했지만 뭔가 이상했다.
그래서 36개월 이전부터 언어치료를 받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언어 선생님들이 자폐아이의 언어치료 접근이 효과적이지 못했다.
자폐스펙트럼은 말 그대로 너무 다양하고 그때는 (물론 지금도 잘 모르지만) 나도 우리 아이의 상태를 잘 몰랐다.
아이는 눈을 마주치지 않고 상호 작용할 이유를 알지 못하니 언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조음기관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였다.
그냥 그 때는 시간 낭비 돈 낭비 였다. (어딘가에는 자폐에 대해 잘 이해하시는 전문가 언어치료 선생님이 계실 테지만 나는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ABA를 알았다.
행동분석요법이라는 것이였는 데 내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아이가 언어소통이 되지 않으니 몸으로 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짜증, 분노를 때리기 꼬집기 깨물기로 했다.
ABA 첫날 원장선생님의 다리를 깨물었으니 말 다했다.
그 때 배운 것이 PECS이다.
이건 무엇이냐하면 예를 들어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류를 작은 사이즈의 사진으로 찍어서 냉장고에 붙여놓는다. (찍찍이 테이프로) 그리고 아이가 간식을 찾으려고 냉장고로 가면 그냥 꺼내먹게 두지말고 앞에 서서 사진을 고르게 한다.
아이가 사진으로 마이쮸를 고르면 사진을 엄마 입 가까이 가져가서 "마이쮸"라고 말한다.
아이는 처음에는 무슨 상황인지 잘 모르다가.. 아.. 엄마를 따라해야 간식을 주는 구나 인식한다.
엄마 : (입 가까이 사진을 가져가서 아이가 사진과 엄마 입을 동시에 보게한다) 마이쮸
아이: ㅁ ..
또는
아이: (ㅁ)~~아~~
우리 아이는 처음에는 모음소리부터 냈다.
비슷한 소리만 들려도 간식을 준다. 왜냐하면 입 밖으로 소리를 내서 엄마랑 소통하려고 하면 간식이 생긴다는 것을 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점점 많은 단어를 유도하고 엄마는 처음에는 모음이나 자음 한 글자라고 소리내면 간식을 줬지만 점점 더 말하기를 기다렸다가 준다.
간식 뿐 아니라 외출도 마찬가지고 놀이도 마찬가지다.
우리 아이는 바다를 좋아한다. 11월이고 1월이고 따지지 않고 바다를 가고 싶어한다.
그럼 신발장 쪽에 여러 장소를 붙여두고 어디를 가고 싶은 지 사진을 찾으라고 한다. 당연히 바다다
엄마: 바다 가고 싶어? 바~다
아이:ㅂ~ㅏ...
엄마: 그래 가자
플레이도우나 물풍선놀이 등 놀이도 마찬가지다.
아이 스스로가 말하고 싶은 의지가 생기는 상황을 만들어 준다.
우리 아이는 4살때 뜻 없는 모음을 말하다가 5살 때 자음 비슷한 소리를 냈고 지금 8살인데 짧은 문장(엄마 바다 가고 싶어)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다양한 표현에는 한계가 있다.